[복지칼럼] 한국도 '병상'아닌 '일상'서 삶 마무리했으면

작성자
노원 복지샘
작성일
2024-07-26 13:20
조회
364

[출처] 동아일보

[원문보기]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726/126123696/2

한국도 ‘병상’ 아닌 ‘일상’서 삶 마무리했으면

지금도 할머니가 머물던 요양병원을 생각하면 약간 시큼한 소독약 냄새가 떠오른다. 10여 년 전 할머니 옆 병상에 누워 계시던 어르신들은 초점 없는 눈빛으로 오가는 사람을 바라보곤 했다. 병원 측은 하루 세 끼 식사 및 목욕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그 외에는 TV 시청 정도가 소일거리의 전부였다.


지금은 크게 달라졌을까. 한국인 대부분은 여전히 집 대신 요양병원 등에서 말년을 지내다 세상을 떠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 10명 중 7명은 병원에서 사망했는데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한국에선 가족의 헌신적 지원이 없으면 몸이 아픈 노인들이 혼자 지내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소수는 거액을 내고 최고급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입주하고, 다수는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 요양병원 등 시설에서 여생을 보낸다.



반면 최근 둘러본 네덜란드에선 노인 대부분이 평생 살던 지역에서 가까운 이들과 함께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낮에는 케어팜에서 농사를 짓거나 데이케어센터에서 이웃들과 산책하고 저녁엔 익숙한 집에서 잠든다. 중증 치매 등으로 혼자 생활이 불가능하면 지역 시설에 가지만 이곳에서도 집 환경을 최대한 재현한 공간에서 요리하고 빨래를 개며 평생 살던 방식대로 일상을 이어간다.

...

하지만 한국에선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지방자치단체 등이 저마다의 기준에 충족하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니면 제외한다. 유기적·통합적 케어 서비스가 어렵다 보니 몸이 아프면 의료진이 상주하는 시설로 옮기는 손쉬운 길을 택한다. 네덜란드와 비교하면 노인의 일상을 존중하지 않는 난폭한 방식이다. 네덜란드 현지 데이케어센터, 케어팜, 요양원 등에선 소독약 냄새가 나지 않았고 노인들의 눈에도 생기가 넘쳤다. 기자는 이게 바로 ‘일상의 힘’이라고 느꼈다.


2026년 한국에서도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된다. 한국에서도 ‘병상’ 대신 ‘일상’ 속에서 원하는 방식대로 삶을 마무리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라 본다. 일상을 이어가다 집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세상을 떠나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전체 2,67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필독] 복지동향 & 칼럼 게시판 이용 안내
노원 복지샘 | 2019.12.17 | 추천 2 | 조회 73710
노원 복지샘 2019.12.17 2 73710
2675
[복지동향] 서울 자치구 절반 '임신지원 예산' 벌써 소진
노원 복지샘 | 2024.09.05 | 추천 0 | 조회 63
노원 복지샘 2024.09.05 0 63
2674
[복지동향] 청년층 '연금 불만' 덜도록 … 20대가 50대보다 年54만원 덜 낸다
노원 복지샘 | 2024.09.05 | 추천 0 | 조회 63
노원 복지샘 2024.09.05 0 63
2673
[복지칼럼] 저출생, 현금 지원이 전부가 아니다
노원 복지샘 | 2024.09.04 | 추천 0 | 조회 43
노원 복지샘 2024.09.04 0 43
2672
[복지동향] 기초연금 지출액, 17년새 4배…투입 예산 내년에만 2조 늘어
노원 복지샘 | 2024.09.04 | 추천 0 | 조회 64
노원 복지샘 2024.09.04 0 64
2671
[복지칼럼] 저출생, 실효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노원 복지샘 | 2024.09.02 | 추천 0 | 조회 70
노원 복지샘 2024.09.02 0 70
2670
[복지동향]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참여자 2500명 모집
노원 복지샘 | 2024.09.02 | 추천 0 | 조회 76
노원 복지샘 2024.09.02 0 76
2669
[복지동향] 20∼40대 43% “출산 의향 없어”… 그중 44% “지원 늘면 낳을수도”
노원 복지샘 | 2024.09.02 | 추천 0 | 조회 76
노원 복지샘 2024.09.02 0 76
2668
[복지동향] 돈없는 노인, 집없는 청년 같이 산다…미국 ‘붐메이트’ 붐
노원 복지샘 | 2024.09.02 | 추천 0 | 조회 98
노원 복지샘 2024.09.02 0 98
2667
[복지동향] 노원구, 미용실에 이어 병원도 '장애인친화' 추진
노원 복지샘 | 2024.08.28 | 추천 0 | 조회 123
노원 복지샘 2024.08.28 0 123
2666
[복지동향]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 월평균 65만원 수령…‘최소 생활비’의 절반뿐
노원 복지샘 | 2024.08.23 | 추천 0 | 조회 243
노원 복지샘 2024.08.23 0 243
  • 노원구청
  • 노원교육복지재단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보건복지데이터포털
  • 보건복지부콜센터
  • 복지로
  • 생활복지
  • 서울시복지포털
  • 노원구의회
  • 노원구보건소
  • 노원구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
  • 노원어르신일자리지원센터